나는 경영학과를 나왔다.
경영학과를 나왔다는 것은 취직을 할 때나 회사에서 일을 할 때나 그다지 나쁜 조건은 아니었다. 오히려 "실용적" "현실적"이라는 이유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때가 더 많았다. 그러나 요즘은 이러한 나의 전공이 오히려 나 스스로에게 질책(?)받고 있다. 정확히 말하자면, 인간과 사회에 관한 나의 생각 부족을 전공 탓으로 돌리고 있는 중이다.
전공 과목 강의시간에, 모 교수님이 이런 말씀을 하신 적이 있다.
"경영학과 학생들은 자기 전공 공부만 해서는 대학인으로서의 기본 소양을 쌓기 어렵습니다. 여러분이 배우는 학문은 응용학문이기 때문에, 깊이있는 인문학적인 지식을 배양하기 위해 별도의 독서를 하셔야 합니다."
학부생 시절에도 저 말을 실감했었는데, 요즘은 더 절실하게 느껴진다.
솔직히 대학을 졸업했으면서도 읽어보지도 못한 "기본적인" 고전들이 너무 많다. 나는 철학과 역사, 사회 과학이 아니라 회계, 마케팅, 전략, 그리고 유명 기업들의 비즈니스 케이스들을 줄창 읽으며 학교를 다녔다. 그나마 인간에 대한 이해와 가장 가까운 학문인 조직학을 공부할 때에도, 심리학적 실험에 의거한 인간의 행동 분석 정도가 주 된 내용이었다.
물론 고전을 읽었다고 문화인이고 그렇지 않다고 해서 야만인이라는 이분법적인 잣대는 절대 아니다. 다만 사람에 대한 통찰력, 논리력, 언변 등 내게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능력들이 고전강독이나 토론을 통해 향상 될 수 있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요즘 회사 생활을 하면서 "인간, 그리고 그 사람들이 모여있는 사회에 대한 이해"가 얼마나 중요한지 피부로 느끼고 있다. 학부시절 얄랑한 식견이라도 쌓아 놓았다면 조금이라도 더 수월하게 세상을 살지 않으려나? 라는 자책을 해본다. 그러나 어쩌나. 시간은 이미 되돌릴 수 없고 이 글을 쓰는 지금도 이미 지나가버리고 있음을. 과거를 돌아보며 후회하기 보다는 현재와 미래를 생각하는게 더 생산적인 자세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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